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젖은 손 혹은 젖은 마음의 위로를 받은 듯 합니다.

kimmi2022.02.08 08:43조회 수 774추천 수 2댓글 3

땀이 나면 어쩌지, 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손은 서서히 코팅되었다. 고통을 떠올리자 고통은 다시 시작되었다. 얄밉게도 항상 고통은 내가 깨달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저는 자기 전에 꼭 화장실을 가요.

5분 전에 다녀왔더라도, 1분 전에 다녀왔더라도요.

자기 바로 직전에 다녀오지 않으면,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 바로 

당장이라도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병원에서 소변검사할 때는 그렇게 안나오는데말이죠...)

 

지금도 글을 쓰다보니 화장실을 다녀와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혼자 킥킥거리며 웃다가 이게 웃을 일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분명 누구나 ‘나만 아는’ 어떤 것으로 고통받고 있을 것이다.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나만의 것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일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무력감을 견딜 수 없을 때가 있지만, 결국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면, 다만 나처럼 종종 의식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기도하고 싶다

 

크든 작든, 누구에게나 '나만 아는 고통'이 있을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자주 드는 저만의 감정? 고통? 같은 것들이 떠올랐어요.

'왜 이렇게 무력할까? 왜 이렇게 뭐 하나 제대로 못할까? 하는 것도 없이 몸도 마음도 왜이리 지칠까...?'

남들보기엔 아무렇지 않아보이고, 평화로운 일상이라 이런 불평도 사치 같아서 또 견딜 수가 없어요.

 

맞아요. 아무 생각 없다가 이런 생각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괴롭고 짜증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어젯 밤에도 오늘 아침에도 그런 기분이었는데, 김진규작가님의 축축히 젖은 손에 제 마음이 촉촉히 젖어 들은 것 같아요.

 

기도라는 것이 결국 온전히 내 손을 맞잡는 일이니까, ‘나만 아는 장갑’을 끼고 할 수 있는 건, 누구에게도 불쾌하지 않은, 기도를 하는 일이다.

 

기도를 해본 지 오래되었네요. 오늘은 왠지 기도를 하고 싶네요.

무언가를 빌고 싶은 마음보다는, 그걸 핑계로 제 손을 잡아주고 싶어요.

 

+맞잡은 제 손이 너무 차가워서 깜짝 놀랐네요. 모두 따뜻하고 건강한 하루 되세요!

 

댓글 3
  • 2022.2.8 16:51

    제 손도 잡아주세요. 미화님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제 손 내밀게요♡

  • @그냥하자
    kimmi글쓴이
    2022.2.22 12:12

    물론이죠!! 언제든요^^

  • 2022.2.22 18:32

    젖은 손을 건넬 수 없으니 기도를 건네겠습니다. 아프지 않고 모두들 아프지 않고 건강할 수 있기를!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577 5
386 시즌1 고양이는 싫어~1 화니 2020.03.13 291 4
385 시즌1 그만큼의 거리 시안 2020.03.13 206 5
384 시즌1 아직은 서툰 고양이와 나1 카이 2020.03.13 232 5
383 시즌1 고양이처럼 어디엔가 있을텐데1 유통기한 2020.03.13 148 4
382 시즌1 "적당한 거리" = "공존"2 화니빠 2020.03.13 197 6
381 시즌1 등허리가 해와 2020.03.14 181 4
380 시즌1 책장 위 고양이 잘 읽고 있습니다1 platy 2020.03.14 139 3
379 시즌1 bittersweet Skye 2020.03.16 202 6
378 시즌1 글 읽다가 사무실에서 푸하하~~~ 엘리시아 2020.03.16 117 6
377 시즌1 언제나 내 옆의 고양이2 시안 2020.03.16 171 5
376 시즌1 어쩌다 작가5 시안 2020.03.16 252 4
375 시즌1 장군이와 고양이3 해산강 2020.03.17 125 6
374 시즌1 하나 있는 마이리뷰4 아람 2020.03.17 315 3
373 시즌1 뒤늦게 찾은2 시안 2020.03.17 144 4
372 시즌1 이메일 제목 말인데요,12 지현 2020.03.18 432 6
371 시즌1 김솔통보다 두괄식,미괄식1 화니 2020.03.18 263 8
370 시즌1 편지 제목은 빨간구두 2020.03.19 320 5
369 시즌1 물어다 투척 시안 2020.03.19 193 4
368 시즌1 나를 위한 글쓰기 #2 소설가의일 2020.03.20 256 3
367 시즌1 아! 해와 2020.03.20 102 6
366 시즌1 따라 울었습니다 빨간구두 2020.03.20 120 6
365 시즌1 요일별 웹툰을 기다리는 설렘처럼 감기목살 2020.03.20 121 4
364 시즌1 작은 복수마저 사랑스러운...1 우렁각시 2020.03.20 147 5
363 시즌1 모처럼 시안 2020.03.20 212 7
362 시즌1 매일매일 다른 작가의 글... 먼지 2020.03.21 106 6
361 시즌1 캬 너무 재밌네요 ^ ^ 오은 작가님!1 감기목살 2020.03.22 135 5
360 시즌1 감성도 무한리필...... 화니 2020.03.23 129 6
359 시즌1 헉!2 해와 2020.03.23 138 5
358 시즌1 너무 재미있게 읽다가 역시! 했습니다 엘리시아 2020.03.23 114 4
357 시즌1 픽션과 논픽션1 아람 2020.03.23 141 3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1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