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책이 너무 좋고 글이 너무 좋고 소설이 너무 좋아요.

이수아2022.01.21 21:18조회 수 594추천 수 5댓글 14

저에게 맞는 장르를 찾기 전까지는 시간이 좀 있었거든요. 그래서 새벽에 수영도 다니고 책 읽고 인스타에 리뷰도 남기고 브런치에 배설물 같은 글도 썼었더랬죠. 독자를 배려하지 않는, 혼자만의 감성에 취한 일기 같은 그런 글을 썼어요.

인스타에서는 이책 저책 읽고 리뷰를 남겨달라는 요청이 대부분이었고, 브런치에서는 이런 배설물 같은 글도 좋다며 선물까지 보내주신 분도 계셨어요. 그래서인지 브런치만은 계속해서 유지하고 싶었는데, 저에게 맞는 장르를 찾고 나서부터 시간이 없더라고요. 도무지 책 읽을 시간도 없고 운동을 다닐 시간도 없어서 다 그만뒀어요.

sns 다 그만두고 (지금은 북크루 서포터즈 홍보 글만 올리고 있네요..) 소설을 쓰고 있는데요. 너무 책을 안 읽는 것 같고 읽어도 소설에만 치우쳐 있는 것 같아서 최인아책방 북클럽은 유지하고 있거든요. 이번 달 책이 글쓰기에 관한 책이에요. 이 책의 제목만 보고 나서 '나 글쓰기 책이나 작법서 많이 읽었는데 또 뻔한 소리 하겠지.' 이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그런데 최인아 마님이 추천할 때는 이유가 있겠지 라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완전 반했지 뭐예요. 뻔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넘 좋은책이예요. 바로바로 그 책은 정지우 작가님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랍니다. 북크루 에서도 에세이를 쓰셨었던 작가님이기도 해요. 아무 곳이나 펼쳐서 한 꼭지 읽고 괜찮다 싶더니, 목차를 쭉 보고 처음부터 읽기 시작해서 지금 반 읽었거든요. 다 못 읽었는데 딱 그런 거 있잖아요. 어느 페이지부터는 이 책 찐인 것 같은 느낌이요. 문유석 작가님의 책 <쾌락독서>에서 작가님 만의 책 고르는 짜샤이 이론에 의하면 30페이지가 기점이던데, 저는 이 책에서 54페이지부터였어요. 이거 확실해! 추천! 좋아요! 꾸욱. 꾸욱.

처음부터 좋은글 쓰기에 대해 나오는데요. 글을 어떻게 써라~ 이런 건 없지만 글쓰기를 오래 해오셨거나 짧게 하셨더라도 치열하게 고민해온 분이라면 공감할 부분이 많은 책이에요. 글쓰기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되신 분들에게는 당장은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지금 글 쓰는 방향 잘 찾아가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처음 합평과 첨삭 수업 들었을 땐 그저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들었어요. 그 때문인지 사람보다는 경쟁에만 치우쳐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글을 잘 쓰고 싶다기보다 내 글에 대한 거리두기를 잘하고 싶다는 것과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것 그리고 진심으로 그 사람의 글을 읽고 피드백해주면서 나도 그런 지지를 받고 싶은 것 있잖아요결국 사람을 얻고 싶은 거예요. 저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2월 중순부터 시작 될 소설수업과 합평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1년간의 합평이 끝나면 누군가는 등단을 할 거예요. 그러나 그것은 누구를 제끼거나 밟고 올라서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이길 닦아놓을게 어서 와.” 이런 마음으로 함께, 오래 가고픈 사람. 그런 관계를 맺고 싶어요. 이 책에 구체적으로 예시를 안 들었다 뿐이지, 같은 맥락의 글이 나와요.^^

서포터즈님들 뿐 아니라 셸집사님들께서는 시도 쓰고 자신의 글을 쓰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해 글쓰기에 관한 좋은 책 한 권 소개하고 싶었어요. 책 소개는 잘 안 하는데 이 책 만큼은 자신이 있어요. 책 읽고 싫으셨다면 저를 뭐라 해주세요. 제가 총알받이가 될게요그만큼 저는 이 책이 제가 걸어왔던 글쓰기를 말해주는 것 같아 좋아요.

이번 주 작가님들의 글은 하나같이 다 좋았어요. 김진규 작가님, 차무진 작가님, 박은지 작가님, 이은정 작가님, 김민섭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기분 좋은 월요일을 시작했고 한 주를 잘 살았어요늘 시간의 노예로 사는 저에게는 시간이 부족해서 한 꼭지의 글을 읽더라도 좋은글을 읽고 싶은 갈망이 크거든요. 좋은 글 써 주셔서 감사해요. ^^

김민섭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책보다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였거든요. 맥주를 드시고는 양쪽 볼이 발갛게 되셨었는데 그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요. 그 뒤로 작가님의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대리사회>,<아무튼, 망원동>,<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를 읽을 때 까지만 해도 책이 좋다.’ 이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다감한 르포, 김민섭을 읽고, 이메일로 에세이를 받아보면서 점점 팬이 되어가고 있어요. 야설이 아닌 글을 읽으면서 설레기도 쉽지 않은데 무척이나 설레요. 남자 작가님의 글이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여자였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될 정도로 아무튼, 좋아요.

다음 주에 공모전에 글 보내려고 역사 관련된 소설 쓰고 있는데 푸하하. 꼭 이번 주 일요일까지 퇴고해야 하는데요. 이미 저는 소설 속에서 튕겨 나와서 집중할 수가 없어요. 흥분 상태예요. 김민섭 작가님의 에세이가 오늘 도착하는 바람에 저는 지금 이런 상태가 되어버렸어요. 내일 새벽에 일어나서 열심히 달리는 수밖에 없겠어요.

학창시절 때 다들 H.O.T 나 젝스키스,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열광할 때 저는 그렇지 않았거든요. 이런 게 뒤늦게 왔나 봐요. 주책맞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글에 열광하고 책에 열광하고 소설에 열광하고 있네요.

 

 
이메일 제목 말인데요, (by 지현)
댓글 14
  • 2022.1.21 23:41

    책장위 고양이 셸리에서

    작가 이수아님과 독자 산골아이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상상하며 미소 짓습니다.

    가시는길 응원드려요💕

  • @산골아이
    2022.1.21 23:44

    그냥 이렇게 만나요. 저는 지금도 좋아요. 너무 좋아요. 응원 감사해요. 어디가서 이런 응원을  받겠어요. 저도 산골아이님의 미소 짓는모습을 상상하며 미소짓고 있어요. ♡ 행복하다는 말 정말 오랜만에 하네요. 산골아이님 덕분에 행복해요.  엉엉ㅜㅜ

  • 2022.1.22 11:34

    와 좋은 책 추천 감사해요! <쾌락독서> 꼭 찾아서 읽어볼게요:-) 소설에 열광하시는 모습 너무 멋져요! "결국 사람을 얻고 싶다"는 말이 맘에 많이 와닿네요. 그래서 더 수아님 소설 기대됩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 @여름방학
    2022.1.22 11:45

    정지우 작가님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도 정말 좋아요.^^ 소설은 기대할 만큼 잘 쓰지는 못해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서요^^; 언젠가는 잘 쓰게 되겠죠? 그때 까지 열심히 연습하고 있을게요.  응원 감사합니다. 저도 여름방학님의 앞날을 응원할게요. ^^

  • 2022.1.24 00:12

    밀리의 서재에 검색해보니 정지우 작가님 책 있네요.^^!! 쾌락독서는 도서관에 한번 가봐야겠어요 책 추천 감사합니다ㅎㅎ 그리고 수아님 소설도 궁금해요~~~~

  • @떠나
    2022.1.24 00:24

    지금 네편 썼고 다섯번째 쓸 차례인데 제대로 쓰고 있나 모르겠어요. 남편은 내 아내가 어떻게 이런 걸 썼지? 엄청나다고 하는데 공모전에 낸 거 두 개 다 떨어졌어요. 한참 설 익어서 몇 년 걸릴 것 같아요^^; 10년 안에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세상의 빛을 보겠죠. 인연법을 무척이나 따르고 좋아해서요. 아마 인연이라면 떠나님께 제 소설이 가 닿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저 또한, 떠나님의 시를 만날 수 있는 날이 올 거고요. 허무맹랑한 이야기인가요? 친한 동네 엄마가 저더러 "소설 책 너무 많이 봤나 봐. 아님 영화를 많이 봤나? 소설 쓰고 앉아있네."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만 해도 저는 그 엄마에게 소설 쓰고 있다고 이야기 한 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저런 말을 해서 깜짝 놀랐어요. 글쓰기 인증한다고 매일 카톡 주고 받는 분이 자기계발서를 쓰시는데 이분이 좋아할 만한 말을 해볼까요? 제가 떠나님에게 주파수를 맞춰서 끌어당길게요.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서 우리의 소설과 시는 만날 수 있을 거예요. ^^

  • @그냥하자
    2022.1.24 00:52

    좋아요^^!! 김광섭님의 저녁에 라는 시가 떠오르네요ㅎㅎ 무튼 기대가 됩니다

  • @떠나
    2022.1.24 00:58

    엇~! 벌써 끌어당김의 법칙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요. 떠나님의 시가 제게 왔네요. 심! 쿵! 김광섭님의 시 찾아볼게요. 감사해요^^

  • 2022.1.25 12:58

    앗 수아님, 감사합니다. 다음 원고도 열심히 쓸게요 😭

  • @아돌
    2022.1.25 13:03

    울지 마세요. 제가 부담을 드린것 같아 죄송해요. 😅 눈이 오네요. 펑펑 쏟아지고 있어요. 강릉은 눈이 더 많이 오겠지요? 눈길 조심하세요.^^

  • @그냥하자
    2022.1.25 13:07

    기쁨의 눈물이어요! 감사합니다 :)

  • @아돌
    2022.1.25 18:51

    작가님 혹시 연구실의 공모자들 이라는 소설을 쓰신적이 있으신가요?

     

    독자로 남아 오래 기쁘게 해 드릴게요.😊

  • @그냥하자
    2022.1.25 18:52

    네 제가 작년에 쓴 소설이에요 😄

  • @아돌
    2022.1.25 18:53

    어머나 제가 오늘 이책을 샀어요. 훈의시대도요. 감사히 잘 읽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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