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간식, 눈물나는 맛!!

영배알고싶다2022.01.11 02:43조회 수 88추천 수 2댓글 4

식탐이 많았던 어린시절 저는, 넉넉치 않은 시골살림에 먹고 싶었던 걸 못 먹었던게 한이 되어, 월급의 대부분을 먹는 데에 쓴답니다.

그런 저와는 달리 먹을 것에 욕심이 없는 작가님이 신기하면서도, 그런 작가님이 먹고 싶었지만 먹지 못했던 떡볶이가 생각나 참으로 서러웠어요. 

그 떡볶이는 한스러움의 상징같아서. 


글을 읽으며 참으로 좋았던 건.

누군가, 커피 한 잔 값도 안하는 길거리 음식을 못 먹어서 눈물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잊지않기 위해 지금도 가끔 떡볶이를 먹는다는게. 그런 작가님의 마음이 막 나온 떡볶이처럼 참으로 따뜻해서 좋았어요.

어쩌면 작가님은 잊지 않기 위해, 잊을 수 없기에.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삶보다 조금은 더 아픈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봐요. 


글 마지막 즈음에 "딸아, 아무도 몰랐고 아무도 안 사 줬지만, 엄마는 찹쌀떡을 좋아해" 에서 울컥했어요. 그리고 엄마와 딸 사이는, "서로에게 걱정을 지우고 싶지 않은 사이"라는 말이 무척 와 닿았어요. 


몇 일 전에 아픈 아빠가 한숨 쉬며 그러시더라고요. 

"내가 너한테까지 이렇게 걱정을 시키게 만드네." 

나이가 들면 아픈 것도 죄가 되는지. 걱정되는 얼굴과는 달리 괜찮은척 하며 혼자서 감당하려고 하는, 그런 아빠를 보니 오히려 제가 더 죄인이 된 것 같았어요. 

아빠 딸도 이제 나이가 들어 삼십대 중반인데, 조금은 기대어도 될텐데.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시겠죠. 제가 나이들어 간 만큼 아빠도 같이 나이들어 갈테니. 


맛있는 간식 생각했다가 가족 생각이 나, 따뜻하면서도 눈물나는 새벽이네요.

마지막으로, 작가님이 먹고 싶은 음식이 많아지고 건강하셔서, 쓰는 날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항상 응원합니다!


신동희
댓글 4
  • 2022.1.11 12:20

    같은 음식이어도 저마다 기억하는 맛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네요. 그 맛에는 대부분 추억이 있겠죠?^^

    저희 첫째가 제발 엄마가 요리하지 말고 사오라는 음식이 떡볶이에요. 제 딴에는 백종원 레시피에 만드는데 맛이 괜찮거든요.

    그런데도 사먹는게 제일 맛있다고. 떡볶이는 전문가가 만들어야 한다고 그러네요. 그래서 항상 깨순이 김밥에서 사거나 학교앞 분식점에서 사요. 집에서 만들거면 풀무원에서 나온 밀떡 국물 떡볶이로 만들어달라는데 정말이지 너무 아는게 많아서 찍소리를 못하겠더라고요. 어쩌다 보니 제가 제일 못하는 음식이 떡볶이가 되어버렸네요. ㅋㅋ

  • @이수아
    2022.1.11 22:41

    아이가 원하고자 하는게 분명하네요!!!

    똑부러지게 ㅎㅎ

    떡볶이가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ㅠㅠ

  • 2022.1.11 18:00

    부모 마음이 그런가 봅니다. 아버님이 하신 말씀이 참 마음 저미네요.

    부모 자식 관계를 떠나서 사람이란 서로 의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식들만 일방적으로 받는 것 같기도 하고..

    아버님이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딸이 곁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실까요.

    어서 완쾌하셔서 부녀가 마주 앉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먹는 날이 오기를..

    그날엔 월급 다 써버려도 아깝지 않겠지요?

    저는 일단 엄마에게 찹쌀떡을 사 드리겠습니다. 그건 얼마 안하니까요 ㅎㅎ

  • @이은정
    2022.1.11 22:39

    작가님!! 감사합니다. 댓글이 참으로 따뜻해서, 덕분에 아빠 건강이 잘 회복될 것 같아요.

    간만에 듣고싶네요. 추운겨울 밖에서 들리던, 찹살떡~~ 소리를!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내시길.^^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689 5
146 시즌6 푹 빠져 읽을게요4 그냥하자 2022.02.04 813 4
145 시즌1 뒤늦게 찾은2 시안 2020.03.17 152 4
144 시즌2 다섯 여름 후의 고양이는 모르는 일이라.1 Aros 2020.07.09 215 4
143 시즌3 카페에 가고 싶어요..4 archivarin 2020.12.31 602 4
142 시즌6 얼음조각 같았던 차무진 작가님의 글4 이수아 2022.01.06 115 4
141 시즌1 심장이 몸밖에서 뛰어 시안 2020.03.12 201 4
140 시즌1 과거에 갇혀 산다는 것 감람 2020.04.22 257 4
139 시즌1 물어다 투척 시안 2020.03.19 198 4
138 시즌1 벌써 점심 시간? 이제 점심 시간?1 산골아이 2020.05.18 663 4
137 시즌3 편지 읽는 즐거움을 다시 찾은 시안 2020.12.18 273 4
136 시즌1 이은정 작가님 인생의 점심시간!1 나무 2020.05.18 450 4
135 시즌3 이승열^^ 이분이 그분?1 호호 2021.01.20 668 4
134 시즌1 고양이 이야기에 이렇게도.1 유통기한 2020.03.11 150 4
133 시즌1 메일 안오신 분들 스팸함 한번 확인해보세요.4 봉봉쓰:) 2020.04.22 700 4
132 시즌1 한때 뇌를3 시안 2020.03.13 155 4
131 시즌2 내게 삼각김밥이란1 Jay 2020.07.19 232 4
130 시즌2 고양이 언어 해설서를 읽다.1 화니 2020.08.05 437 4
129 시즌3 일주일의 스테이(+ 루디와 콩나물의 안부)1 루디 2020.12.23 708 4
128 시즌1 요일별 웹툰을 기다리는 설렘처럼 감기목살 2020.03.20 127 4
127 시즌1 등허리가 해와 2020.03.14 185 4
126 시즌3 일주일간 새벽을 열어준 고양이 나비 2020.12.19 290 4
125 시즌2 ^.~1 소나무에걸린연 2020.07.22 281 4
124 시즌3 오늘 에세이 너무 좋아요 ㅎㅎ2 blue 2020.12.15 333 4
123 시즌2 엉뚱 순수청년 반가웠어요.^^1 수지 2020.09.24 618 4
122 시즌3 겸손한 햇님 SlowY 2020.12.19 328 4
121 시즌2 처음 받아본 소감1 오늘 2020.07.13 198 4
120 시즌3 오늘의 글이 참 좋았어요 클로에 2020.12.19 298 4
119 시즌3 좋아하는 거로 좋은 하루 마감(덕분에) 시안 2021.01.20 523 4
118 시즌1 시간을 잃어버렸어1 시안 2020.04.22 292 4
117 시즌2 눈 뜨자마자 맞이한 겨울1 김민애 2020.08.07 223 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