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서로의 눈물나는 맛에 대하여 읽고서 적어봐요:)

떠나2022.01.10 20:42조회 수 107추천 수 3댓글 3

 

이은정 작가님이 어머님과 나눈 서로의 눈물 나는 맛이 웃음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던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요. 각자의 힘든 시절에 겪은 눈물 나는 맛이지만, 결국 서로에게 걱정을 지우고 싶지 않은 사이이기에 서로의 힘듦을 나누며 웃을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저의 엄마와 저 사이에 있어서는 서로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나눈 크게 나질 않네요. 그저 힘든 순간이 있었으리라 짐작뿐이에요. 그 힘든 순간이 지나가고 지금을 함께하며 이야기하고 있지요. 서로의 힘든 순간의 기억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지난 주말 엄마는 집에서 고추장을 만드셨어요. 재료가 뭐 들어가냐고 물어봤더니, 열두 가지나 되더라고요. 고춧가루, 질금 가루, 찹쌀, 소금, 올리고당, 개복숭아 효소, 매실 효소, 소주, 다시마 육수, 마늘에다가 표고 가루, 메줏가루. 무려 이틀에 걸쳐 10시간 동안을 끓여서(고와서) 고춧가루에 부어요. 넓은 스테인리스 그릇에다가 놓고 섞는데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지요. 진지한 엄마 모습에 엄마, 장인 같아. 나도 한 번 저어 볼래.”하며 저도 한 번 저어봤어요. 생각보다 묵직해서 힘들더라고요.

새끼손가락으로 콕 집어 맛본 고추장은 매콤하니 감칠 맛있었어요. 정성이 가득 들어갔으니 맛없기도 힘들다고 생각했지요. 지난 주말 엄마가 담그신 고추장 맛이 힘들었던 순간의 눈물의 나는 맛은 아니지만, 정성을 담은 맛이니 기억에 남는 건 마찬가지겠지요.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저와 엄마와도 힘듦을 짐작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서로의 눈물 나는 맛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기도 해요.

 

오늘도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늙은 고양이? (by hepatomegaly) 젖은 손 혹은 젖은 마음의 위로를 받은 듯 합니다. (by kimmi)
댓글 3
  • 2022.1.11 12:13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좋게 풀면 될 텐데.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엄마와 언젠가 눈물 나는 맛을 이야기 나눌 거라는 헛된 희망은 접어두고 제 아이와 훗날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모자 지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떠나님께 그런날이 꼭 오기를 바랄게요.

  • @이수아
    떠나글쓴이
    2022.1.11 16:03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엄마.. 조금 마음이 아프네요ㅜㅜ 제가 감히 바라는 거지만, 헛된희망이 아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게 풀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제게 남겨진 수아님의 따뜻한 댓글을 보면 충분히 좋게 풀릴 날이 올것 같거든요. 물론 수아님과 수아님의 자녀분 사이에도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순간이 오길 바라요^^

  • 2022.1.11 18:27

    저도 엄마와 딱히 친한 딸이 아니었어요. 언니가 죽고 나서야 속 얘기를 조금씩 할 뿐..

    엄마는 이제 풀 곳이 없어서, 언니 대신 제가 시간을 내는 편이에요.

    겨우 통화가 전부이지만 언제까지 못된 딸일 수 없으니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글 쓰는 일을 하고 나이도 들어서인지 동글동글해졌거든요. 못된 딸이었는데.

    꼭 힘든 순간을 얘기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떠나님처럼 짐작만 하는 것도 배려일 수 있고요.

    엄마와 함께 고추장을 만드셨다니, 다가올 명절에 나물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꿀맛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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