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서로의 눈물나는 맛에 대하여 읽고서 적어봐요:)

떠나2022.01.10 20:42조회 수 109추천 수 3댓글 3

 

이은정 작가님이 어머님과 나눈 서로의 눈물 나는 맛이 웃음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던 따뜻함이 마음에 남아요. 각자의 힘든 시절에 겪은 눈물 나는 맛이지만, 결국 서로에게 걱정을 지우고 싶지 않은 사이이기에 서로의 힘듦을 나누며 웃을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

 

저의 엄마와 저 사이에 있어서는 서로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나눈 크게 나질 않네요. 그저 힘든 순간이 있었으리라 짐작뿐이에요. 그 힘든 순간이 지나가고 지금을 함께하며 이야기하고 있지요. 서로의 힘든 순간의 기억을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해도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지난 주말 엄마는 집에서 고추장을 만드셨어요. 재료가 뭐 들어가냐고 물어봤더니, 열두 가지나 되더라고요. 고춧가루, 질금 가루, 찹쌀, 소금, 올리고당, 개복숭아 효소, 매실 효소, 소주, 다시마 육수, 마늘에다가 표고 가루, 메줏가루. 무려 이틀에 걸쳐 10시간 동안을 끓여서(고와서) 고춧가루에 부어요. 넓은 스테인리스 그릇에다가 놓고 섞는데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지요. 진지한 엄마 모습에 엄마, 장인 같아. 나도 한 번 저어 볼래.”하며 저도 한 번 저어봤어요. 생각보다 묵직해서 힘들더라고요.

새끼손가락으로 콕 집어 맛본 고추장은 매콤하니 감칠 맛있었어요. 정성이 가득 들어갔으니 맛없기도 힘들다고 생각했지요. 지난 주말 엄마가 담그신 고추장 맛이 힘들었던 순간의 눈물의 나는 맛은 아니지만, 정성을 담은 맛이니 기억에 남는 건 마찬가지겠지요.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저와 엄마와도 힘듦을 짐작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웃으며 서로의 눈물 나는 맛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기도 해요.

 

오늘도 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댓글 3
  • 2022.1.11 12:13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으면 좋게 풀면 될 텐데.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엄마와 언젠가 눈물 나는 맛을 이야기 나눌 거라는 헛된 희망은 접어두고 제 아이와 훗날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모자 지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떠나님께 그런날이 꼭 오기를 바랄게요.

  • @이수아
    떠나글쓴이
    2022.1.11 16:03

    자식은 안중에도 없는 엄마.. 조금 마음이 아프네요ㅜㅜ 제가 감히 바라는 거지만, 헛된희망이 아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좋게 풀리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제게 남겨진 수아님의 따뜻한 댓글을 보면 충분히 좋게 풀릴 날이 올것 같거든요. 물론 수아님과 수아님의 자녀분 사이에도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순간이 오길 바라요^^

  • 2022.1.11 18:27

    저도 엄마와 딱히 친한 딸이 아니었어요. 언니가 죽고 나서야 속 얘기를 조금씩 할 뿐..

    엄마는 이제 풀 곳이 없어서, 언니 대신 제가 시간을 내는 편이에요.

    겨우 통화가 전부이지만 언제까지 못된 딸일 수 없으니 노력하고 있어요.

    제가 글 쓰는 일을 하고 나이도 들어서인지 동글동글해졌거든요. 못된 딸이었는데.

    꼭 힘든 순간을 얘기할 필요는 없을 거예요. 떠나님처럼 짐작만 하는 것도 배려일 수 있고요.

    엄마와 함께 고추장을 만드셨다니, 다가올 명절에 나물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꿀맛이겠어요.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689 5
266 시즌1 어쩌다 작가5 시안 2020.03.16 266 4
265 시즌2 어제,,뒤늦게 열어본 편지함에는 수북하게 셀...1 bisong 2020.07.14 178 3
264 시즌4 어느덧 여름4 매듭달 2021.06.08 892 5
263 시즌6 애정이 있어야 이별이라 부를 수 있다2 오즈 2022.02.24 934 3
262 시즌2 앞으로의 4일도 기대되는 주제, 북극2 노르웨이숲 2020.07.20 378 5
261 시즌6 알고보니 연기가 취미인 작가님!6 오즈 2022.01.19 720 3
260 시즌1 알고보니 먹어보고 싶던 음식 시안 2020.04.14 129 4
259 시즌1 안녕하세요. 어디에 문의드릴지 몰라서 여기에...4 정다빈 2020.03.11 172 2
258 시즌6 안녕하세요, 박은지입니다!2 여름방학 2022.01.12 102 6
257 시즌6 안녕하세요 시즌 6과 함께 나타난 김진규입니다.5 고노와다 2022.01.11 139 6
256 시즌2 안 쌓였을 것 같아요1 소나무에걸린연 2020.08.19 578 2
255 시즌3 아침형 인간의 주절주절 에딧허홍 2021.01.14 579 2
254 시즌3 아침이 반가운 이유1 archivarin 2020.12.17 330 6
253 시즌2 아침을 깨우는 한편의 북극 이야기2 역시계절은겨울이지 2020.07.22 170 4
252 시즌4 아침엔 그렇게 비가 오더니, 지금은 언제 비왔...7 바켄두잇 2021.05.07 950 5
251 시즌1 아직은 서툰 고양이와 나1 카이 2020.03.13 266 5
250 시즌2 아주 오래된 소년1 보리차 2020.08.11 143 2
249 시즌2 아아아아 행복해라 여성작가만세!2 감람 2020.07.10 187 4
248 시즌3 아빠왔다!3 SlowY 2020.12.22 536 4
247 시즌2 아름다운 인간으로 기억되기를2 수지 2020.08.18 592 1
246 시즌8 아는 맛이 제일 무섭지요. 루우냥 2022.05.13 477 1
245 시즌6 아껴왔던 고백을 듣는 기쁨2 kimmi 2022.01.26 513 3
244 시즌1 아! 해와 2020.03.20 106 6
243 시즌1 쓸데없는 걱정거리3 화니 2020.05.21 639 1
242 시즌1 심장이 몸밖에서 뛰어 시안 2020.03.12 201 4
241 시즌6 신화와 음악사이?? 이은정작가님과 산골아이 ...2 산골아이 2022.01.27 622 2
240 시즌4 신유진 작가님의 <끝 그리고 시작> 을 ... 이수아 2021.07.20 911 2
239 시즌6 시즌 6 셸집사님들 안녕하세요! 김민섭 작가입...8 아돌 2022.01.06 172 4
238 시즌6 시장 떡볶이, 붕어빵, 찹쌀떡, 어묵, 호떡, 풀...1 이수아 2022.01.10 119 3
237 시즌1 시인 A 가 누굴까...2 라라 2020.03.26 198 4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1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