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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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6

시즌 6 셸집사님들 안녕하세요! 김민섭 작가입니다.

아돌2022.01.06 15:35조회 수 162추천 수 4댓글 8

 

시즌6에도 함께해 주고 계신 셸집사님들 안녕하세요, 시즌6 작가로 참여한 김민섭입니다. 매주 한 편의 에세이를 쓰고 여러분에게 보내면서 무척 행복합니다. 저의 쓰는 시간이 그러하듯 여러분의 읽는 시간도 행복하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즌6은 '겨울이야기'입니다. 저의 겨울은 왜 무언가와 이별하고 작별한 이야기들로 가득한지 모르겠습니다. 차무진 작가님이 쓰셨듯 겨울은 원래 비통한 계절인가 봅니다. 그래도 여러분의 아침을 행복하게 해 드려야 하니까, 어떻게든 행복한 이별 이야기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세상에 그런 게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원래 시즌1에서 뵈었는데, 다시 쓰는 사람으로 계속 살아가고파서 시즌6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시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저의 언젠가의 겨울을 여러분에게 보낼게요. 잘 부탁드려요 :)

 

* 2주차에 나갈 글의 일부를 아래에 몰래 써 두고 갈게요!

 

 

“나, 네가 좋아. 나랑 사귈래?”

 

같은 반의 D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받은 것은, 열여섯 살의 어느 겨울이었다. 나는 그에게 “그래, 나도 좋아.” 하고 건조하게 답했다. 손이라도 잡든, 껴안든, 기뻐하든, 뭐라도 했어야 할 텐데, 사귄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몰랐던 중학생 김민섭은 그렇게 말하는 게 고작이었다. 심지어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같이 집에 가자고 기다리고 있는 그에게 “나 친구들이랑 갈래. 내일 봐!” 하고 말하고는 빠르게 멀어져 갔다. 아아, 왜 그랬을까. 사실 누가 볼 것 같아 민망했다. 우리가 사귀는 걸 모두가 알았고 나도 그가 좋았지만 그 이후에도 나는 여러 핑계를 대면서 그와 가까이 지내지 않았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데, 아니,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손도 잡고 안아주고 곁에 있어야 하는데, 그땐 그걸 잘 몰랐다.

 

D는 그림을 잘 그렸고 책을 많이 읽었다. 집에서 유화 같은 것을 그린다고도 했다. 언젠가는 나의 얼굴을 그려주었는데, 나는 왜 그것마저도 민망해서 어딘가에 숨겨두고 말았다. (아아, 과거로 돌아가면 엉덩이를 걷어차 주고 싶다.) 그와 친해진 건 <드래곤 라자>라는 판타지 소설 때문이었다. 도서대여점 사장님의 추천으로 그것을 빌려 학교에 가져간 참이었다. 그가 “아, 드래곤 라자라는 책을 정말 읽고 싶은데 너무 인기가 많아서 빌릴 수가 없어.”라고 했고,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아아, 이거 말이지?” 하고 가방에서 그것을 꺼내 그에게 주었다. 그는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와 함께, 그리고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너도 이런 것을 좋아하느냐 이것을 정말 내가 읽어도 괜찮겠느냐 하고 물었다. 나는 그가 좋아서라기보다는 뭐든 나오는 도라에몽이 된 기분으로 다 읽지도 않은 그 책을 빌려주었다. 그 이후에 우리는 함께 읽은 소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친해졌다. 드래곤라자, 바람의마도사, 퇴마록, 왜란종결자, 같은 것들이었다.

 

어느 날 D는 나에게 자신이 쓰고 있는 판타지 소설을 보여주었다. 그가 나를 좋아하기 시작한 게 이때부터가 아니었을까. 지금의 나도 그렇듯 글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보내는 것이다.

댓글 8
  • 2022.1.6 18:47

    김민섭 작가님. 반갑습니다 :) 시즌1 때는 제가 구독자가 아니어서 작가님 글과 만나지 못했는데요. 올해의

    시작과 함께 에세이 읽게 되서 기쁩니다! ☻ 겨울을 좋아하지 않는 제가 겨울 이야기를 주제로 한 에세이를 읽다보면 왠지 겨울을 좋아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 @오홍나옹
    아돌글쓴이
    2022.1.7 12:14

    구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즌1을 쓰던 때처럼 즐겁게 써 나갈게요! :)

  • 2022.1.6 19:24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의 글을 인터넷으로 자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아요.^^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온라인 상으로 글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미리 보여주신 글 첫 문장이 아주아주 흥미로워요. 그 문장만으로도 심쿵! 무뎌진 연애 세포가 꿈틀 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기대가 되네요. 작가님의 글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

  • @이수아
    아돌글쓴이
    2022.1.7 12:15

    안녕하세요 이수아 님! 계속 셸리를 구독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이 글을 쓰면서 뭔가 설렜답니다. :) 함께 설레면 좋겠어요!

  • 2022.1.7 07:28

    크크. 반짝이는 중학생 민섭군의 첫사랑 이야기가 얼른 보고 싶어 마음이 간질간질하네요! 시즌 참여 작가님으로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기뻐요 😊😊😊 작가님의 글과 함께 지날 이 겨울이 기대됩니다!

  • @언제나봄
    아돌글쓴이
    2022.1.7 12:16

    안녕하세요 언제나봄 님, 구독해 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따뜻한 겨울 보내요 :)

  • 2022.1.7 10:21

    ' 지금의 나도 그렇듯 글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제일 먼저 보내는 것이다.' 라니

    쏘 스윗해요 작가님~~~~!🙌👍😊✨🎀

  • @벨라
    아돌글쓴이
    2022.1.7 12:17

    앜ㅋㅋㅋ 내 글을 읽어 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은 그것만으로도 서윗서윗. :) 감사해요 벨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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