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6

겨울엔 군고구마와 김치를 먹고 뜨개질을 하면서 보내요^^

이수아2022.01.05 15:37조회 수 102추천 수 1댓글 3

오늘 두번째 에세이가 도착했네요.

이은정 작가님의 겨울이야기를 읽으면서, 한때는 나도 절절한 사랑을 했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어요.

제가 85년생인데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제가 살았던 집은 아궁이를 피웠어요.

연탄도 아닌 아궁이요. 초등학교 1학년때도 아파트 사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인가 되서야

아궁이를 벗어나 연탄때는 집에 살았네요. 농사를 짓지 않는 겨울이 되야 동네 할머니들이 저희 집에 놀러오셨어요.

그 전에는 와도 볼일만 보고 휙 가버렸는데 겨울엔 해가 저물때까지 오래 놀다 가셨어요.

그럼 할머니가 아궁이에 고구마를 구워서 배추김치랑 동치미를 내왔어요.

어떤 날엔 시장에서 닭발을 사다가 곰솥으로 한솥 삶아내 고춧가루와 소금 후추만 뿌린 허연 닭발을 내오기도 했고요.

동네 할머니들은 군고구마에 김치를 얹어 먹으며 동그랗게 둘러 앉아 뜨개질을 했는데 제게도 곧잘 가르쳐 주시곤 했어요.

조개까기, 뜨개질, 김장버무리기, 고구마순 다듬기, 구근식물 캐기 등등 배운게 많아요.

그때는 대바늘을 배웠는데 지금은 작은소품 만드는 걸 좋아해서 코바늘을 잘 떠요.

2017년 12월 7일에 시골로 이사를 했거든요. 이삿짐을 다 정리도 하기전에 가장 처음 한 일이 장작에 고구마를 구운일이에요. 

남편이 사둔 캠핑용품을 꺼내서 군고구마를 구웠는데  새카맣게 타서 먹을것도 별로 없었는데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매 해년 초겨울로 접어들 즈음 동네에 슈퍼보다는 조금 더 크고 마트라고 하기엔 너무 작은 가게에 고구마를 박스채로 팔아요.

동파방지를 위해 수도를 싸매고 보일러 점검하는 일 보다 고구마를 박스로 사는 일을 먼저해요.

호박고구마는 밤고구마 보다 늦게 나와서 밤고구마를 다 먹어갈 때쯤 호박 고구마를 한 박스 사요.

작년까지는 겨울에 뜨개질 하면서 시간을 주로 보냈는데 올 겨울엔 소설을 쓰면서 시간을 보낼것 같아요.

시골로 이사와서는 따뜻하게 지내지 못하거든요. 도시가스가 아니어서 따뜻하게 지내면 가스비가 엄청 많이 나와요.

그래서 겨울엔 따뜻한 국물 음식을 유난히 찾게 되네요. 3시 반밖에 안됐는데 벌써 코와 손이 시리네요.

오늘 저녁에도 따뜻한 국물요리를 해야겠어요. 뜨끈한 국물로 몸을 따뜻하게 하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에요.

셸집사님과 작가님들께서도 따뜻한 겨울의 어느날이 되시기를 바랄게요^^

 

우리는 서로의 큐피드! (by 오즈) 첫 번째 에세이 부터 저를 말하는 줄 알고 괜히 뜨끔했어요. ㅋㅋ (by 이수아)
댓글 3
  • 2022.1.6 10:25

    조개까기, 뜨개질, 김장버무리기, 고구마순 다듬기, 구근식물 캐기 등을 모두 배우셨다니! 저는 거의 못 해본 것들이네요 : )

    언젠가는 할 날이 오겠죠? ㅎㅎ

     

    수아 집사님도 뜨끈한 국물 드시며,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라요!🙏

  • @벨라
    2022.1.6 10:26

    벨라님 좋은 하루 되세요^^

  • 2022.1.11 17:22

    군고구마에 동치미까지 있으면 어떤 계절도 부러울 게 없지요. 추억이 모락모락 예쁜 글이네요.

    현재 저처럼 시골에서 지내시나 봐요. 불편한 것도 많지만, 글 쓰는 사람에겐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뜨개질이 소설에게 자리를 내어주었으니 올겨울에는 소설과 따뜻하게 보내시기를. 저도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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