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특히 힘든 한 주였습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기 시작했거든요.
코로나19의 위세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아이도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은 아이를 가정보육하기로 하였습니다.
집에서 간간히 하던 일도 멈춰지고, 제 하루는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마 셀리의 편지가 없었다면 제 일주일은 지금보다는 아주 조금 불행했을 지도 몰라요.
편지를 읽으며 잠시간 이곳을 떠나는 시간을 가졌어요.
글을 쓴 이들의 마음 속을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면서요.
어제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십 분이 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그저 존재하기만 하는 공간이,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제 몸과 아이의 몸에 닿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파리 여행을 다녀왔네요.
파리는 아주 예전에 패키지 여행을 다녀왔을 때 잠깐 갔었던 기억이 있어요.
처음 보는 이국의 거리가 참 좋아서, 높이 솟은 에펠탑이 저기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냥 별것 안해도 다 좋았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상황이 올 줄 알았다면 작년에 한 번 더 갈 것을.
넷플릭스로 에밀리와 함께 다녀온 게 전부네요.
홍세화 씨가 하루 일정을 마치고 새벽에 택시를 타고 아무도 없는 도로를 달리며 엉엉 울었다고 하는 구절에서,
저도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어떻게든 아이와 지내고 나서, 텅 빈 새벽을 맞이하는 느낌이 저 또한 남달라서였을까요.
하루 동안, 저 자신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분주하고 바쁘고 정신이 없지만,
셸리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편지 속 사람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저도 저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셸리의 편지가 없이도 어떻게든 살았겠지만, 그 질감과 삶의 풍부함은 지금하고 비교가 되지 않았을 것 같네요.
아주 가끔씩 그렇게, 자신으로 돌아가는 훈련을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마침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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