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작가님의 깜짝 물음에 손 번쩍 듭니다.
초등학교는 걸어서, 중학교는 멀지만 걸어서(버스 노선 없음) 고등학교는 버스타고(가까운 지하철역 없음) 대학교는 절반은 버스, 절반은 지하철로(3학년때 개통) 통학했어요. 제가 땡순이 스타일이어서 제멋대로 오는 버스 때문에(네 순전히 버스탓이에요 :) 발을 동동 굴렀던 적이 많거든요.
그래서 비교적 약속을 잘 지키는 지하철을 좋아합니다. 또 비 오는 날 우산을 접고 버스에 오르는 사이 젖는 것을 싫어해요.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제대로 서있을 수 없어서 별로에요. 운이 좋아 자리에 앉더라도, 바깥사람이 늦게 내리고 배려해주지 않으면 엉덩이를 디밀고 내려야하는 것이 민망해서 지하철을 더 좋아해요.
하지만 차창 밖 풍경은 몹시 좋아해요.(지하철도 몇몇 구간에서 경험할 수 있죠) 단골 미용실 가는 날에는 광화문에서 버스를 타야하는데, 터널을 지나는 빠른 노선보다 언덕을 오르는 더딘 노선을 선택한답니다. 언덕에 오르면 서울 시내가 싹 들어오는 것이 맘에 들거든요.
선생,
서울이 내려다보이는 길이라니 가히 즐겁겠구려. 그나저나 〈버스에서 엉덩이 디밀기〉라는 문제는 나 셸리 생각해본 적 없는데, 그대의 말을 들어보니 과연 그렇겠소. 내 이를 모르는 것은 고양이인 탓인 것 같아 보이는지 궁금하오.
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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