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2

고-멘

룰루랄라로2020.07.08 05:01조회 수 212추천 수 7댓글 1

어쩌다 고양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나버려서-

 

라는 이 문구를 읽자마자 묵돌이 글인걸 알아챘다.

 

이후로 써내려진 글이 언젠가 묵돌이 썼었던 글이기도 했지만 

 

고양이를 표지로 한 글을 썼다는 점이나 고양이에 대한 소설과 수필을 썼다는 점에서

 

묵돌임을 확신함과 동시에 이런 플랫폼에서 묵돌이 글을 볼 수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김리뷰때 리뷰리퍼블릭 접고나서

 

글을 올리기 시작하던 초창기 묵돌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일하면서 쉬는시간에 짬짬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올려진 묵돌이 글을 읽던 내 모습도 생각이 나고

 

묵돌이가 인스타에서 라이브로 소통하던 모습도 생각이 나고

 

그런 묵돌이 '뮤즈'라니, 내가 키운것도 아닌데 대견함(?)까지 들었다.

 

...

 

 

얼마전 서울에 산다는 남자친구의 형이 집 앞에서 '냥줍'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자친구의 형은 나랑 동갑인데 지방국립대를 잘다니다가

꿈을 좇아 상경해서 연극배우를 하고있다.

 

몇년째 연극을 하면서 남는시간에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중이며 외식도 사치라고 여기면서 미래를 꿈꾼다.

 

그런 사람의 집앞에 꼬질꼬질한 검은색 아기고양이가

'애옹애옹'하고 울고있었단다.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고 3일만에 25만원의 병원비가 나왔

다고 한다.

 

남자친구와 나는 '본인 먹고살기도  바쁜사람이 그 큰돈을...'라며 걱정했지만, 남자친구의 형은 자기가 술과 담배를 더 줄이면 된다고 했다.

 

'운명'이라고 했다. 

 

얼마전 죽은 남자친구네 개가 '검은색'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쩌다 거대 고양이로 태어난 그의 삶을 달래러 온것임을 눈치 챈 것이었을까.

 

 

...

 

고양이가 고양이로 태어나 고양이로 사는 게 명백한 이유가 없듯이 나도 명백한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 이유를 만드는 삶을 살것이다.

 

그 삶에는 고양이가 있을 것이고, 또 이묵돌도 있을 것이다.

 

묵돌이는 어떤 삶을 살까?

 

훗날 고양이가 할부가 남은 묵돌이의 가죽소파를 죽죽 찢어놓아서

 

'아이고 이녀석아'하며 한숨쉬고,

 

때로는 갑자기 등을 긁어놔서 부인손을 빌려 연고를 바르게 되는,

 

그리고 수없이 많은 글들을 써서 그 글들에 파묻히는 삶을 살게 되면 독자로서 더할나위없이 행복할 것 같다.

 

 

눈 뜨자마자 맞이한 겨울 (by 김민애) 모처럼 (by 시안)
댓글 1
  • 2020.7.8 11:17

    선생,

     

    나 셸리 고양이로서 말하건대 기실 《냥줍》은 사람의 말일 뿐,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간택》이올시다. 그리고 고양이도 보는 눈이 두 개나 있는 바, 아무 인간이나 간택하는 것은 아니오. 모든 만남에는 필히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오. 내 그대에게 서신을 보내는 것, 이묵돌 작가의 글을 전하는 것 또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오. 강녕하시오.

     

    셸리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577 5
146 시즌1 셸리올시다2 Shelley 2020.04.03 219 3
145 시즌1 결혼도 이혼도 미친 짓! 이은정작가 시인의향기영근 2020.05.05 219 3
144 시즌2 그 시절 미안한 얼굴들이 제법 살고 있었다.1 보리차 2020.07.10 215 3
143 시즌2 눈 뜨자마자 맞이한 겨울1 김민애 2020.08.07 215 4
시즌2 고-멘1 룰루랄라로 2020.07.08 212 7
141 시즌1 모처럼 시안 2020.03.20 212 7
140 시즌2 이별 후 식사대용 ? 나에겐 미안함을 느끼게 ...2 수지 2020.07.14 210 4
139 시즌2 눙물 한방울....💧1 김민애 2020.08.11 209 3
138 시즌2 다섯 여름 후의 고양이는 모르는 일이라.1 Aros 2020.07.09 207 4
137 시즌1 매일 같은 메일이 2통이 전달되네요. ㅎㅎ2 해와 2020.03.12 207 2
136 시즌1 빵굽는 셸리! 감람 2020.04.23 207 4
135 시즌1 그만큼의 거리 시안 2020.03.13 206 5
134 시즌1 확인 부탁드려요6 화니빠 2020.03.09 204 0
133 시즌1 글 언제 메일로 오나요?5 jjg 2020.03.09 204 0
132 시즌1 요물같은 메일이네요.1 정인한 2020.03.11 203 4
131 시즌2 북극생각 우물 안 벗어나려라^^2 수지 2020.07.21 203 3
130 시즌2 핫펠트 언니에게3 아누 2020.07.15 202 5
129 시즌1 bittersweet Skye 2020.03.16 202 6
128 시즌2 첫소감-언젠가 고양이1 Jay 2020.07.13 201 5
127 시즌1 심장이 몸밖에서 뛰어 시안 2020.03.12 199 4
126 시즌2 오글 주의 ㅎ1 김민애 2020.08.10 199 3
125 시즌1 어쩔 수 없었던 고양이4 시안 2020.03.11 198 5
124 시즌1 이은정 작가님!! 아마빌 2020.05.07 198 4
123 시즌1 "적당한 거리" = "공존"2 화니빠 2020.03.13 197 6
122 시즌2 망한 하루1 문래디안 2020.08.07 197 2
121 시즌2 반가워요, 셸리!2 스타크 2020.07.08 196 5
120 시즌1 당신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2 우렁각시 2020.04.12 194 5
119 시즌1 물어다 투척 시안 2020.03.19 193 4
118 시즌1 남궁작가님의 뿌팟퐁커리를 읽고2 맹이 2020.04.13 193 5
117 시즌1 셸리,주말은 심심해요.4 감람 2020.03.29 192 9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