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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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

고-멘

룰루랄라로2020.07.08 05:01조회 수 224추천 수 7댓글 1

어쩌다 고양이 아닌 사람으로 태어나버려서-

 

라는 이 문구를 읽자마자 묵돌이 글인걸 알아챘다.

 

이후로 써내려진 글이 언젠가 묵돌이 썼었던 글이기도 했지만 

 

고양이를 표지로 한 글을 썼다는 점이나 고양이에 대한 소설과 수필을 썼다는 점에서

 

묵돌임을 확신함과 동시에 이런 플랫폼에서 묵돌이 글을 볼 수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김리뷰때 리뷰리퍼블릭 접고나서

 

글을 올리기 시작하던 초창기 묵돌의 모습도 생각이 나고

 

일하면서 쉬는시간에 짬짬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 올려진 묵돌이 글을 읽던 내 모습도 생각이 나고

 

묵돌이가 인스타에서 라이브로 소통하던 모습도 생각이 나고

 

그런 묵돌이 '뮤즈'라니, 내가 키운것도 아닌데 대견함(?)까지 들었다.

 

...

 

 

얼마전 서울에 산다는 남자친구의 형이 집 앞에서 '냥줍'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남자친구의 형은 나랑 동갑인데 지방국립대를 잘다니다가

꿈을 좇아 상경해서 연극배우를 하고있다.

 

몇년째 연극을 하면서 남는시간에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중이며 외식도 사치라고 여기면서 미래를 꿈꾼다.

 

그런 사람의 집앞에 꼬질꼬질한 검은색 아기고양이가

'애옹애옹'하고 울고있었단다.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고 3일만에 25만원의 병원비가 나왔

다고 한다.

 

남자친구와 나는 '본인 먹고살기도  바쁜사람이 그 큰돈을...'라며 걱정했지만, 남자친구의 형은 자기가 술과 담배를 더 줄이면 된다고 했다.

 

'운명'이라고 했다. 

 

얼마전 죽은 남자친구네 개가 '검은색'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어쩌다 거대 고양이로 태어난 그의 삶을 달래러 온것임을 눈치 챈 것이었을까.

 

 

...

 

고양이가 고양이로 태어나 고양이로 사는 게 명백한 이유가 없듯이 나도 명백한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는 앞으로 이유를 만드는 삶을 살것이다.

 

그 삶에는 고양이가 있을 것이고, 또 이묵돌도 있을 것이다.

 

묵돌이는 어떤 삶을 살까?

 

훗날 고양이가 할부가 남은 묵돌이의 가죽소파를 죽죽 찢어놓아서

 

'아이고 이녀석아'하며 한숨쉬고,

 

때로는 갑자기 등을 긁어놔서 부인손을 빌려 연고를 바르게 되는,

 

그리고 수없이 많은 글들을 써서 그 글들에 파묻히는 삶을 살게 되면 독자로서 더할나위없이 행복할 것 같다.

 

 

댓글 1
  • 2020.7.8 11:17

    선생,

     

    나 셸리 고양이로서 말하건대 기실 《냥줍》은 사람의 말일 뿐, 고양이의 입장에서는 《간택》이올시다. 그리고 고양이도 보는 눈이 두 개나 있는 바, 아무 인간이나 간택하는 것은 아니오. 모든 만남에는 필히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오. 내 그대에게 서신을 보내는 것, 이묵돌 작가의 글을 전하는 것 또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오. 강녕하시오.

     

    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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