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1

과거에 갇혀 산다는 것

감람2020.04.22 12:14조회 수 234추천 수 4댓글 0

저도 늘 과거를 회상하며 살아요.
하나를 생각하면 끝없이 물고 늘어 지지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요?
어제는 구내식당에 멀건 된장찌개가 나왔어요. 그러면 저는 남들과 밥을 먹으며 혼자 딴생각을 하게 되죠.
호박과 무가 잔뜩 들어 있던 외할머니 표 된장찌개, 그 된장찌개는 무와 호박이 된장보다 양이 많았지. 무는 길게 채 썰어졌었는데, 된장찌개에 나박썰기를 한 무를 넣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깃집에서였지. 엄마가 할머니표 된장찌개를 담아주었던 하얀 꽃무늬 도자기 뚜껑의 뚝배기, 뚝배기를 받쳐 주던 물고기 모양 '깔꺼'. 외할머니의 충청도식 사투리, 할머니가 멋대로 된장찌개에  , 그 김치는 양배추 김치였고 질색팔색하던 엄마.  혼자서 계속 . 

친구들과  글쓰기 모임을 가졌었는데, 어쩐지 제 글은 늘 과거에 관한  이야기 밖에 없었어요. 잠깐 문창과 수업을  들을 때에 교수들은 "자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재밌지만, 늘 과거 얘기만 해서  부터는 재미가 없다." 하셨구요. 하지만 제 기억은 어제의 기억보다  5살때의 기억이 더 또렷한걸요.

정지우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니 공감이 많이 갔어요. 언젠가 나이가 더 들어 가만히 있어도 눈가에 주름이 생긴다면, 그때의 저는 현재의 저를 그리워 하며 살고 있을듯 해요. 어쨋거나 저쨋거나 21세기는 시시하니까, 20세기와 조금이라도 가까운 날들을 추억하며 살겠죠.
날이 춥네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월은 '진짜 봄'이었는데, 지금은 롱패딩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코로나와 추위, 취소된 올림픽 덕에 사실 2020년은 없는 해가 아닐까 혼자 생각합니다. 

 

성시경의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가 생각 났어요. 다들 들어봐 주면 좋을거 같아요.



에..끝입니다.

댓글 0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577 5
127 시즌1 오다 안 오니 넘 허전하네요..2 말다 2020.03.30 129 4
126 시즌1 글 보고 싶어요2 버들잎 2020.03.03 227 0
125 시즌1 뒤늦게 찾은2 시안 2020.03.17 144 4
124 시즌1 "적당한 거리" = "공존"2 화니빠 2020.03.13 197 6
123 시즌1 저도 월, 화 편지 부탁드립니다.2 모켄트 2020.04.22 404 2
122 시즌1 두리번 두리번2 시안 2020.04.02 173 6
121 시즌1 머리맡에 고양이2 시안 2020.03.09 226 2
120 시즌1 남궁작가님의 뿌팟퐁커리를 읽고2 맹이 2020.04.13 193 5
119 시즌1 셸리올시다2 Shelley 2020.04.03 219 3
118 시즌1 특별한 사랑2 감람 2020.05.04 230 2
117 시즌1 두려움이 없는 고양이의 눈빛이 얼마나 순한지...2 보물선 2020.03.13 220 7
116 시즌1 구독신청 후 피드백2 deerhunter 2020.03.06 162 0
115 시즌1 셸리외 함께 차마시며 수다 떨고 싶어요.2 감람 2020.04.30 301 6
114 시즌1 오늘 이은정 작가님 글 재미있네요 ㅋㅋ2 봉봉쓰:) 2020.03.13 229 5
113 시즌1 화요일 메일이 안와요..2 샛노랑 2020.03.10 123 0
112 시즌1 매일 같은 메일이 2통이 전달되네요. ㅎㅎ2 해와 2020.03.12 207 2
111 시즌1 ㅋㅋㅋ2 정인한 2020.04.22 145 3
110 시즌1 와씨!!!2 해와 2020.03.24 140 5
109 시즌1 언제나 내 옆의 고양이2 시안 2020.03.16 171 5
108 시즌1 친애하는2 정인한 2020.04.22 235 2
107 시즌1 다시 올립니다2 jjg 2020.03.09 124 0
106 시즌1 이은정 작가님의 (이번 시즌) 마지막 글이라니...2 JaneEyre 2020.05.18 585 3
105 시즌1 5월 서신은 언제 부터 인가요?2 냐옹이풀 2020.05.06 431 3
104 시즌1 당신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2 우렁각시 2020.04.12 194 5
103 시즌1 별에서 온 그대 아니고 셸리2 빨간구두 2020.05.18 590 3
102 시즌1 마실 수 없는 커피2 빨간구두 2020.05.13 449 2
101 시즌1 내가 갖고 있던 남궁 작가님의 이미지2 월영동김산자 2020.03.26 235 7
100 시즌1 지금 안하면 평생 후회 할 일2 화니 2020.04.18 249 5
99 시즌1 헉!2 해와 2020.03.23 138 5
98 시즌1 메일링 신청시 문제점2 라라 2020.05.01 143 0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