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1

과거에 갇혀 산다는 것

감람2020.04.22 12:14조회 수 257추천 수 4댓글 0

저도 늘 과거를 회상하며 살아요.
하나를 생각하면 끝없이 물고 늘어 지지요. 다른 분들도 그러시나요?
어제는 구내식당에 멀건 된장찌개가 나왔어요. 그러면 저는 남들과 밥을 먹으며 혼자 딴생각을 하게 되죠.
호박과 무가 잔뜩 들어 있던 외할머니 표 된장찌개, 그 된장찌개는 무와 호박이 된장보다 양이 많았지. 무는 길게 채 썰어졌었는데, 된장찌개에 나박썰기를 한 무를 넣는 것이 보통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고깃집에서였지. 엄마가 할머니표 된장찌개를 담아주었던 하얀 꽃무늬 도자기 뚜껑의 뚝배기, 뚝배기를 받쳐 주던 물고기 모양 '깔꺼'. 외할머니의 충청도식 사투리, 할머니가 멋대로 된장찌개에  , 그 김치는 양배추 김치였고 질색팔색하던 엄마.  혼자서 계속 . 

친구들과  글쓰기 모임을 가졌었는데, 어쩐지 제 글은 늘 과거에 관한  이야기 밖에 없었어요. 잠깐 문창과 수업을  들을 때에 교수들은 "자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재밌지만, 늘 과거 얘기만 해서  부터는 재미가 없다." 하셨구요. 하지만 제 기억은 어제의 기억보다  5살때의 기억이 더 또렷한걸요.

정지우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니 공감이 많이 갔어요. 언젠가 나이가 더 들어 가만히 있어도 눈가에 주름이 생긴다면, 그때의 저는 현재의 저를 그리워 하며 살고 있을듯 해요. 어쨋거나 저쨋거나 21세기는 시시하니까, 20세기와 조금이라도 가까운 날들을 추억하며 살겠죠.
날이 춥네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월은 '진짜 봄'이었는데, 지금은 롱패딩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요. 
코로나와 추위, 취소된 올림픽 덕에 사실 2020년은 없는 해가 아닐까 혼자 생각합니다. 

 

성시경의 '잊혀지는 것들에 대하여'가 생각 났어요. 다들 들어봐 주면 좋을거 같아요.



에..끝입니다.

댓글 0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689 5
127 시즌1 머리맡에 고양이2 시안 2020.03.09 228 2
126 시즌1 오늘 글 좋네요 Skye 2020.04.14 132 2
125 시즌1 특별한 사랑2 감람 2020.05.04 236 2
124 시즌1 남궁인 작가님, 대담 이야기 나무 2020.05.15 457 2
123 시즌1 내 인생은 점심시간3 아리 2020.05.18 549 2
122 시즌1 매일 같은 메일이 2통이 전달되네요. ㅎㅎ2 해와 2020.03.12 209 2
121 시즌1 안녕하세요. 어디에 문의드릴지 몰라서 여기에...4 정다빈 2020.03.11 172 2
120 시즌1 운명의 비호 화니 2020.05.04 178 2
119 시즌1 남궁인 작가님 어머님께 바치는 글1 나무 2020.05.24 559 2
118 시즌1 마지막이군요 dorothy 2020.05.24 658 2
117 시즌1 정말 그리웠다니까! 고롱송과 함께 전해지는 시안 2020.05.05 264 2
116 시즌1 친애하는2 정인한 2020.04.22 237 2
115 시즌1 마실 수 없는 커피2 빨간구두 2020.05.13 451 2
114 시즌1 명불허전? 역시!는 역시!1 dorothy 2020.05.09 128 2
113 시즌1 마실 수 없는 커피 아리 2020.05.13 478 2
112 시즌1 으앙!6 해와 2020.03.26 184 3
111 시즌1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엄마오리 2020.04.17 99 3
110 시즌1 픽션과 논픽션1 아람 2020.03.23 147 3
109 시즌1 "그럼 네 하늘과 내 하늘을 합치면 우주... nafta 2020.05.11 301 3
108 시즌1 새로운 편지 메일 받아본 소감 카이 2020.05.25 587 3
107 시즌1 김민섭 작가님 언젠가 결혼 이야기 나무 2020.05.14 598 3
106 시즌1 나를 위한 글쓰기 #2 소설가의일 2020.03.20 261 3
105 시즌1 다음 시즌은 언제?1 파란바나나 2020.05.29 672 3
104 시즌1 편지 끝에 시안 2020.05.13 500 3
103 시즌1 친구에게 보내고 싶어요1 라라 2020.04.27 327 3
102 시즌1 이은정 작가님의 특별한 커피 나무 2020.05.13 498 3
101 시즌1 오늘 커피 너무 좋네요 JaneEyre 2020.05.13 558 3
100 시즌1 셸리올시다2 Shelley 2020.04.03 224 3
99 시즌1 '셸리', 오랜만이에요. 알프 2020.06.16 624 3
98 시즌1 '한 통의 편지'가 아직...3 bisong 2020.04.07 175 3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