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1

엄마의 방에 갇혔어요.

화니2020.04.07 09:42조회 수 250추천 수 6댓글 4

나는 늘 엄마라는 방에 갇힌 죄수같은 기분이에요. 십여년전부터 엄마가 아플때마다 돌봐드리고 있는데 점점 지쳐가고 있어요. 다른 형제들의 외면과 의절에 상처입고 상처입고.......

오늘은 가정간호를 신청해서 영양제를 놔드리려고 엄마 집에 왔는데 딸의 안부도 묻지 않으시고 잘 듣지도 않는 약을 처방해줬다며 담당의사 욕을 한바가지 쏟아놓으셨어요. 방문한 간호사 선생님이 주사액이 안들어가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일러줄때도 본인만 놔두고 가버리면 어떻하냐고 원망과 근심을 두바가지  쏟아내셨어요.

엄마를 두고 돌아설때면 마음 한구석이 아파 발걸음이 무겁지만 막상 엄마를 보면 화가 먼저 나는 것은 엄마라는 방, 감옥에 갇혀버린 느낌이에요. 처음은 분명 이것이 아니었음에도.....

공허의 시간을 보내며 공포스럽기까지 했을 엄마의 방에 봄꽃이라도 사다드려야겠어요.

댓글 4
  • 2020.4.7 11:08

    아...

     

    저도 부모님 두 분 다 어려운 수술이 많아서,

    대형병원 출퇴근을 (십 년은 아니지만) 몇 년 했네요.

    화니님 말씀처럼, 마음 힘든게 제일 어려운 건데

    본인 몸 불편한 짜증을 왜 자식한테 푸나 싶고...

     

    엄마의 방, 봄꽃...

    제 마음이 다 사르르 녹는 느낌입니다.

    엄마의 방에서, 아이가 된 엄마...

    따지고 보면, 엄마가 아니라 말이 미운건데...

     

    미운말 엄마쟁이랑도

    사이좋게 놀아보자구요...

    봄꽃 보면서...

  • 2020.4.7 11:13

    저도 아프신 어머니가 계셨었는데,

    간호를 위해 어머니의 방에 갇히고,

    대형 병원 입원실에 갇히고,

    호스피스 병실에 갇히고,

    그리고는 갇히지 않게 되었어요.

    힘드시겠지만,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임을 나중에 깨달을 수도 있을거에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 2020.4.7 11:54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방에 봄꽃을 두고 싶어하는 화니님의 마음이 너무 예쁩니다.

    딸에게 엄마란 참 묘한 대상인 것 같아요. 사랑과 애증, 연민.. 이제야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나쁜 딸이거든요.

    엄마의 방에 놓을 봄꽃을 사는 화니님의 마음에도, 그 꽃을 바라볼 엄마의 마음에도 따뜻한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한 글에 마음이 동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몇 자 썼어요.

    별 것 아닌 댓글에도 작은 힘을 얻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꽃을 한 줌 놓고 가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미안합니다.

    "힘내세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 2020.4.11 22:40

    그 엄마의 방 문 창호지에 곱게 말린 프리지아를 붙여드리오니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늘 봄이시길 ...

댓글 달기

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시즌2 핫펠트 작가의 소설, 셸리를 통해 최초 발표1 아돌 2021.02.04 2689 5
386 시즌6 김민섭 작가님의 책 <경계인의 시선> 읽... 그냥하자 2022.01.27 854 1
385 시즌4 그래도 괜찮아!1 매듭달 2021.05.17 845 7
384 시즌2 서울아이로서 한마디2 수지 2020.09.11 834 1
383 시즌5 ‘토코와 나’의 책2 2021.11.16 832 1
382 시즌4 황보름 작가의 에세이 <언니들이 있었다&gt... 이수아 2021.06.30 828 0
381 시즌4 긴긴 미움이 다다른 마음_고수리 작가님4 밀라이모 2021.05.18 826 7
380 시즌6 박은지 작가님 아버님 쾌유를 빕니다.2 이현미 2022.02.07 824 2
379 시즌4 다정한 다름, 눈물이 나요.1 에제르 2021.06.18 817 3
378 시즌6 푹 빠져 읽을게요4 그냥하자 2022.02.04 813 4
377 시즌5 밀린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이수아 2021.11.15 813 2
376 시즌4 김해뜻 작가님의 '여자들의 언젠가, 취업...4 이수아 2021.05.10 807 6
375 시즌4 이서희 작가님의 어쩌면, 행복한 운명론자를 읽고 바켄두잇 2021.05.27 804 5
374 시즌6 전혀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박은지 작가님4 영배알고싶다 2022.02.05 801 1
373 시즌4 하늘에 구멍이 뚫렸나봐요! 🌨1 바켄두잇 2021.06.28 798 1
372 시즌6 Dear. 은정 작가님♡4 3번손님 2022.02.17 793 2
371 시즌6 젖은 손 혹은 젖은 마음의 위로를 받은 듯 합...3 kimmi 2022.02.08 792 2
370 시즌5 낙엽. 눈 감귤김치 2021.11.23 781 1
369 시즌6 그 유대인과 장교처럼 (피아니스트 영화를 다...2 이현미 2022.01.27 777 2
368 시즌4 섬유유연제가 정의하는 나란 사람1 에제르 2021.06.01 775 5
367 시즌6 감각 하나쯤?5 산골아이 2022.02.17 774 2
366 시즌6 김진규시인님 기도는 제가 참 잘해요 : )3 그냥하자 2022.02.08 774 1
365 시즌3 작가님께 보낼 편지를 쓸 시간2 archivarin 2021.02.04 760 3
364 시즌6 이별을 이별답게, 이은정작가님.❤4 영배알고싶다 2022.02.27 758 2
363 시즌4 어쩌면 미움은.. 어떻게든 이해하고팠으나 실...1 정인바라기 2021.05.21 756 3
362 시즌4 오늘도 나와 같이 살아간다2 한정호 2021.05.17 753 9
361 시즌4 고수리 작가님의 <긴긴 미움이 다다른 마음... 바켄두잇 2021.05.19 747 2
360 시즌6 손 시린 날은 호호 바람 불어 줘야겠다.4 이현미 2022.02.14 744 2
359 시즌1 오은 작가님, 난데없이 쓸데없이 나무 2020.05.19 742 2
358 시즌6 비밀이 많은 김진규작가님!2 영배알고싶다 2022.02.24 740 2
357 시즌6 이별을 잘 할 수 있으면 이렇게 아프게 살지도...1 이현미 2022.02.22 738 2
이전 1 2 3 4 5 6 7 8 9 10 ... 1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