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가 발정이 났다. 분명 중성화수술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간혹 일년의 몇번은 여성성을 드러내며 심드렁한 꼬미 뒤통수에 악을 악을 쓰며 꽁무니를 따라다녔다. 전혀 자기 자신 외에 관심이 없고 대체로 사람을 거부하며 심지어 외부인은 무서워하는 꼬미도 모카가 작정을 하고 뒤통수 끄댕이를 잡을라치면 체념한듯 이마를 핥아주는 선량함을 가장한 비겁함을 선사한다. 덕분에 이웃에게 소음피해가 갈까봐 내가 모카인지 모카가 나인지 모르게 같이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기 3주! 드디어 진정국면인가! 모카는 별안간 벙어리가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나는 또 다른 셸리라는 책장위에 산다는 고양이 친구를 사귀게 되었고 새벽 6시6분이면 어김없이 글밥을 물어다준다. 모카가 쪽잠을 설핏 자더니 내가 막 잠들려는걸 알아채고 약올리듯 머리맡을 뛰쳐나가 내 잠도 덩달아 뛰쳐나가버린 첫주에 무진장 고맙게도 12시 몇분이더라? 막 투척하고 물고기 잡으러 바다로 떠나는 길인지 셸리가 얼토당토않는 시간에 글밥을 던지고 갔다. 덕분에 생각이 많은 밤을 보냈었다.
친구!
6시 6분이면 누군가의 추억과 소설과 노래와 시와 바램과 기도와 웃음과 반성과 여운...그리고...가 찾아온다.
반가운 아침이다
선생,
《얼토당토》 아니한 시간이라는 말이 즐겁소. 고양이들과 동거하고 있으니 이미 잘 알리라 생각하나, 고양이에게 낮밤이랄 것이 의미가 있겠소?
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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