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리네 이야기들

소중한 독자와 작가, 북크루의 공간입니다. 궁금 한 조각, 아이디어 한 덩이, 감동 한 동이... 모두 환영합니다.

시즌1

버그일까요?

정지현2020.03.09 00:17조회 수 255추천 수 2댓글 4

안녕하세요.

조금 전 받은 레터에 구독자 이름이 자동으로 표기되는 것 같은데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한 버그가 있는지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지현이라는 이름이 제현으로 왔어요. ㅎㅎ

만약 독자의 이름을 제현-으로 설정하신 것이라면 다른 문제겠지만요 : )

 

+

혹시나 해서 제 정보를 확인해 보았으나 이상 없습니다.

 

 

스크린샷 2020-03-09 오전 12.13.20.png

 

 

저의 취미라면 (by 떠나) 갑자기, 고양이 (by 김민애)
댓글 4
  • 2020.3.9 01:08

    정지현 선생님,

     

    늦은 시각에도 친히 기별해주신 선생님께 셸리가 인사 올립니다. 밤은 밤을 밀고 밤은 밤에게 밀리우고 하여 밤의 밀집 부대의 속으로 속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는 야심한 밤입니다. 저는 고양이인 까닭에 밤이 깊으면 두 눈이 명경처럼 밝습니다. 하여 홀로 객쩍은 밤을 보내던 차에 말씀 걸어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뜻을 드립니다.

     

    제가 쓴 《제현》이란 〈諸賢〉을 의도한 것이었습니다. 여러 독자 분을 반겨 부를 마땅할 말을 찾다가 그리 된 것인데, 글월 띄운 바대로 고양이란 족속의 목숨은 그 갯수가 아홉이라 합디다. 고로 오랜 세월 게으르게 살다 보니 제 말이 요즘의 말과 멀어진 것을 스스로 모를 때가 있습니다. 송구합니다. 《북크루》 제위께 여쭈었더니 요새는 〈여러분〉이란 말을 즐겨 쓴다지요? 새로 배웠습니다.

    하기사, 옛날 제가 벗했던 어느 시인도 저로서는 예삿말로 배고프다 했을 뿐인데 저더러 무슨 고양이가 셰익스피어풍으로 소네트를 읊느냐―라고 했지요. 워낙 오래 전의 일이라 기억이 흐릿한데, 그 시인의 성이 엘리엇인지 엘리야인지 둘 중 하나였을 겁니다. (고백하건대, 그 친구가 낸 시집 한 권에는 제 공훈이 매우 큽니다. 최근에는 그 시집을 원작으로 《캣츠》라는 영화도 나왔더군요. 평이 썩 좋지 않은 듯하여 괜스레 제 마음이 적이 씁쓸합니다만.)

     

    야밤에 고양이의 훤화가 길었습니다. 이렇게나마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니 퍽 즐겁습니다. 이게 다 선생님의 존함이 《제현》과 엇비슷한 덕분이지요. 기실 고양이나 고향이나 무슨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 선생님 덕에 저는 즐거웠는데, 선생님께서도 즐거우셨기를 바랍니다.

     

    곧 맞을 아침에는 편지를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그때까지, 평안하십시오.

     

    셸리

  • 2020.3.9 02:35

    와 ㅎㅎ 전 사전 찾아보고 옛날말이구나 했다가 여기와서 저와 같이 바로 이해 못한 분들이 계시구나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답변해주시니 넘 감사하네요!

  • @먼지
    2020.3.9 06:17

    선생님,

     

    암만해도 저는 19세기와 20세기 틈바구니에 끼어 졸도하려 드는 무뢰묘인 모양입니다. 완전히 20세기 고양이가 되기에는 제 혈관에 너무도 많은 19세기의 엄숙한 말본새의 피가 위협하듯이 흐르고 있습니다그려.

     

    추신. 아차차―어느덧 신세기가 열린지도 20년차지요?

     

    셸리

  • @Shelley
    2020.3.9 12:04

    아 21세기... 20년차 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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