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크루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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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면서 글쓰기 - 김버금: 이 기적인 쓰기의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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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버금 작가
 

 아마 잘 쓴 글, 좋은 글이란 바꿔 말해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글, 사랑할 수 있는 글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우리의 글과 다를 바 없는 방식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내가 쓴 글을 사랑하기도, 나 자신을 사랑하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야 한다고요.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완벽하지 못한 나 자신을, 내 글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사랑해야 한다고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도대체 완벽하지 못한 나를 사랑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거죠?     

 

 

 

노력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하지 않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패스트파이브 성수점에서 만난 김버금 작가는 단언했습니다. 그녀가 쓴 책 『당신의 사전』은 6회 브런치북 대상을 수상했고, 텀블벅 에세이 분야 1위를 기록했습니다. 책 속에서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른 채 외면했던 마음들에 인사를 했다. 안녕, 너는 불안이구나. 너는 외로움이구나. 오랜만이야, 슬픔아. 모든 마음에게는 이름이 있었다. 그 당연한 사실을, 나는 마음에게 이름을 불러주고서야 알았다.”      

 

 

 

'나 자신'과 친하게 지내고 있나요?

 

  김버금 작가는 자신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김버금 작가는 글쓰기 실기 100% 전형으로 원하는 학과에 입학해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으며, 앞서 언급했다시피 그녀의 저작 『당신의 사전』은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숱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러나 김버금 작가는 자신의 다른 면모도 소개해 나갔습니다. 예컨대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희망했던 대학 및 전공으로 진학하지 못했으며, 대학에서의 학점도 좋지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응시 준비를 했던 자격시험에도 실패했고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스펙’도 부족합니다.

 

 

 

정작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서툰 우리

 

  김버금 작가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와 같이 여러 면모를 지니고 있는, 지금 여러분 앞에 있는 김버금이라는 사람은 누구냐고요. 김버금이란 사람은 김버금 작가에게도 명확히 한 가지 모습으로 정의되지 않는 누구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정작 나 자신을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에는 많은 연습을 해왔지만, 정작 나의 감정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에는 서툴러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사전을 쓰다

 

 

  연이어 김버금 작가는 자신이 어떻게 『당신의 사전』을 쓰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사전을 쓰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그녀가 작가가 된 일은 자신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로부터 출발한 것이었습니다.

 

 

 

 

글쓰기는 '응, 냬먬인뎨'부터

 

  이때 우리가 생각하는 어떠한 좋은 글의 상이라 할 것이 있습니다. 흔히 “멋진 글”,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이라 불릴 수 있는 글들이 이 상과 관계합니다. 혹은 김버금 작가의 표현을 추가적으로 그대로 옮기자면, “재밌고 감동적이고 아무튼 개 짱 좋은 글”에 해당하는 글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순간, 김버금 작가는 강연 현장의 스크린에 영사된 이러한 ‘좋은 글’의 속성들이 적힌 벤다이어그램 위로 커다란 금지 표시를 띄웠습니다. 이어서 화면에 나온 문구는 “응, 냬먬인뎨”였고,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습니다.     

 

 

 

'나의 글'을 쓰자

 

  자신을 이해하고 배려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한 김버금 작가 말하는 글쓰기는 위의 범주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글”, “내가 좋아하는 글”, “나에게 이로운 글”을 쓰라고요. 

    

  글쓰기의 방식과 자신의 글 몇 편을 소개한 이후 김버금 작가는 ‘이기적’이라는 단어의 한자 어근을 파헤쳤습니다. 이로울 리利, 스스로 기己. “다른 무엇도 아닌 내 마음에 관한 글”, “나만이 쓸 수 있는 글”. 이것이 바로 김버금 작가의 글쓰기입니다. 그녀는 아래와 같은 말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기적으로 쓰세요. 가장 나다운 글을 쓰세요. 이 기적인 방식으로.”     

 

 

 

강연이 끝난 후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김버금 작가

 

  강연이 끝나고 난 뒤, 저는 김버금 작가가 말한 이기적인 글쓰기와 그녀의 강연 제목을 곱씹었습니다. 이기적인, 그리고 이 기적인 글쓰기. 우리는 나에 속한 글쓰기를 통해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될까요? 이기적인, 나만의 글쓰기를 해본 후에는 답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일하면서 글쓰기’는 매주 목요일 패스트파이브 성수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김버금 작가의 뒤를 이은 작가는 서메리(서유라) 작가입니다.

 

 

 

 

김버금 작가가 전하는 글쓰기 팁:

 

  1. '나'를 쓴다. 이기적인 글쓰기는 기적이 된다.
  2. '낯설게 보기'. 일상을 낯설게 보는 연습을 하자.
  3. 글을 독백으로 쓰지 않는다. 대화를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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