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0-0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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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상오, 한 통의 서신을 입수하였다.
《오늘 (7월 8일) 의 메일을 받지 못했습니다.
어젠 스팸(정크라고 적혀있는) 메일함에서 그날의 메일을 찾을 수 있었는데 오늘은 아무리 모든 곳을 찾아도 보이지 않네요.
메일이 누락된 것 일수도 있으나 제가 아직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메일 서비스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생긴 문제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다시 보내주셔서 누구의 잘잘못인지 따져보죠.(장난입니다.)
다시 보내주신다면 정말 감사드릴 것 같습니다. 오늘의 에세이가 너무 궁금해요,,,
진짜 책장 위 고양이는 너무 천재적인 서비스 같아요. 너무너무 재밌고 사랑 그 자체입니다. 피곤한 몸과 입시와 거기에 코로나가 겹쳐 지친 정신을 깨워 학교에 가는길에 읽는 메일은 많은 힘이 됩니다.
메일을 받기 시작한지 3일차 밖에 되지 않았으나 하루의 최대 관심사는 메일함에서 새로운 글을 읽는 것이 되었고 오늘의 글을 받고 나면 내일의 글이 기대되어 바로 내일이 되었으면 이루어질 수 없지만 너무 이루어지길 바라는 소원이 생깁니다.
덕분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문의 드립니다.》
독자 일인이 금일 조천 나의 서신을 받지 못했다는 것인즉 걱정을 아니 할 수 없었지마는, 《누구의 잘잘못인지 따져보죠.(장난입니다.)》라는 말에 담긴 희롱의 감각이 이 고양이 보기에 사뭇 즐거웠다. 더하여 독자 가로되 내 서한 받기란 《천재적인 서비스》요 《사랑 그 자체》요 《하루의 최대 관심사》라 하니, 어찌 나 셸리의 심경이 걱정에만 머물 수 있으리오? 또한 하고로 그리 되었는지 잠시 자문하였으나 생각건대 《메일》에 관한 일을 고양이가 홀몸으로 어찌할 도리가 있기야 하겠는고? 그리하여 서한을 다시금 발송하고 《북크루》에 문의하여 답신을 따로 또 주었다.
연후 독자로부터 재답신이 날아온즉, 그 서한을 읽어보니 《고양이는 항상 행복해야해요.》라 하였다. 오호, 즐겁도다. 長夏江村事事幽, 徵軀此外更何求—편지로써 소일하는 이 고양이의 즐거움이 또 있을까 한다.
추신. 이후 아돌이 이 독자에게 특별히 선물 하나를 보냈다고 안똔으로부터 전해들었다. 《카카오톡 메시지》 하나만 보더라도 유쾌한 인연이 어찌 아닐쏜가, 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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