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 2020-0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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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독자와 작가의 만남을 준비하며 자리를 정돈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책장 위 고양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마치 팔락팔락 종이 냄새를 흘리며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마법에 걸린 책과 같은 일곱 작가들이 모여, 매일 한 편의 에세이를 전자우편으로 발송해보자는 정지우 작가의 제안은 현실이 되었고...
당일의 모든 촬영은 지유 영상감독님이 맡기로 하셨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즐겨 찍던 취미가 문득 떠올라, 카메라 보관함 구석에 산 만한 덩치로 앉아 계신 어르신 카메라(E3)를 흔들어 깨워보았습니다. 다른 젊은 카메라들의 순서에 밀려 오랜만의 나들이인지라, 역시 한 덩치하시는 메츠 플래쉬 어르신과 함께 배터리 충전에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여분으로 사용한지 오래되어 효율이 떨어진 배터리 두어 개를 동시에 충전하며 대비했지만, 노익장을 과시하며 200여 컷의 플래시 촬영 내내 한 번의 셔터랙도 없고, 자동초점을 놓친다거나 메모리 오류없이 완벽히 동작하는 것을 보고, 역시 나이가 들어도 자룡은 자룡이구나 싶었습니다. 2006년에 가벼운 주머니에 무리해서 장만한 플래그십 카메라였고, 가뜩이나 무거운 배낭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함께 떠난 여행지도 셀 수 없고,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푹 담기기도 눈덩이를 정통으로 맞기도 하며 아이들의 웃음을 담아냈던...
멋진 프로젝트의 조용하면서 훈훈한 마무리이자 악장과 악장 사이의 감동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없었을 겁니다.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오게 될 책장 위 고양이도 그 다음 시즌도 오래오래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를 담아 봅니다.
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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